시어스(Sears)의 안정적인 전략과 몰락

v1.jpg

지난주 토론토에 마지막 남은 시어스 스토어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로써 1950년대부터 북미 유통업계의 독보적이었던 시어스는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징조가 보여왔었고 어쩌면 생각보다 오래 버틴 거였는지도 모릅니다. 

시어스는 카다로그 판매 방식을 통해 그 당시에는 파격적인 방법으로 성장했던 대형 유통매장이었습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유통사업의 최고 자리를 항상 지켜왔었고 많은 제품을 취급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던 북미 최고의 유통업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자신들의 색깔을 명확하게 하지 못했고 후발 주자였던 월마트나 코스트코가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할 때에도 그 당시의 트랜드를 읽기보다는 최고의 자리라는 현실에 안주하면서 그들의 특수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병풍과 사업은 펼치면 넘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 열정이 넘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하지만 시어스는 트랜드 변화에 대응하기보다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시어스의 브랜드를 함께 확장하면서 수많은 실패와 함께 브랜드 가치의 약화를 초래하였습니다. 트랜드를 무시하면서 진행했던 무리한 확장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던 것입니다.

v6.jpg

반면 그 당시 월마트(Walmart)는 좋은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할인매장으로써의 입지를 다지고 있었고 소비자들의 트랜드를 파악하고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자신들의 브랜드의 가치를 굳건히 하며 조용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었습니다. 타겟(Target)이나 코스트코(Costco)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을 때 시어스는 변화에 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최고라는 자만심으로 이러한 변화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죠. 

1990년대 온라인 판매 시대가 도입되면서 시어스는 어쩌면 지난 몇십 년간 변화와 혁신에 실패했던 부분을 만회할 마지막 기회를 만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에야 말로 급변하는 트랜드를 빨리 파악하고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했지만, 시어스는 이번에도 대응을 하기보다는 이러한 변화를 무시하게 됩니다. 그 당시 등장했던 온라인 판매업체 아마존(Amazon)은 조용히 시장을 잠식해 나갔으며 지난 몇 년간 성장하고 있었던 월마트와의 격차도 이때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어스는 서서히 그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며 점점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지난 몇 년간 오프라인에 관련된 비즈니스 대부분을 시어스와 진행해왔던 저로서는 시어스의 몰락이 한없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시어스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단순히 가격으로만 승부하는전략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보다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통하여 다른 업체들과 경쟁하는 지극히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고 그로 인하여 고객 만족이나 워런티, 혹은 배송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변화에 둔감한 중산층들을 만족시키기에만 혈안이 되어 왔습니다. 결국, 현실에만 안주하며 기존 고객들은 월마트에, 가전제품의 판매는 베스트바이(Bustbuy)에 모두 빼앗기며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극적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찬란하게 실패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v2.jpg

가장 높은 위치에서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믿었던 시어스의 자만심과 변화에 둔감했던 안정적인 전략의 결과는 결국 실패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세상에 쉬운 성공은 없습니다.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일은 깨달음을 얻게 하는 과정이고 실패를 통하여 성장하며 결국은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며 안정적인 방법을 택한다면 성장은 커녕 급변하는 이 세상에서 결국 시어스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